샵오브코리아 큐레이션
나를 위한 전통 소품, 자개 손거울부터 모으기 시작했어요
솔직히 예전엔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한국 사람이 무슨 전통 소품을 사나, 외국인도 아니고 어디 가면 흔히 보는 건데. 그런데 이상하게 작은 수공예품 앞에서는 발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손바닥만 한 물건에 무늬 하나, 매듭 하나 들어간 걸 보면 갖고 싶어져요. 그래서 월급 받으면 조금씩 아껴 두었다가 하나씩 들여놓고, 집 안 어딘가에 예쁘게 세워 두는 게 제 낙이 됐어요.

겨울이 끝나 가던 어느 평일 오후였어요. 그날은 누구 줄 선물이 아니었어요. 그냥 제 서랍장 위에 하나 더 놓고 싶었어요.
검색창에 '자개 손거울'부터 쳤어요
처음엔 자개를 찾았어요. 자개 손거울, 자개 거울 같은 말로 이것저것 넘겨 보다가 무늬 두 개 앞에서 한참 멈췄어요. 학이랑 사슴, 소나무가 들어간 장생도, 그리고 연분홍 매화. 하나만 고르려고 오래 견주어 봤는데 결국 못 골랐어요. 장생도는 묵직하고 점잖은 맛이 있고, 매화는 봄 같아서요.
그래서 둘 다 데려온 게 원터치자개손거울-장생도였고,

그 옆에 나란히 둘 원터치자개손거울-분홍매화였어요.
크기는 가로 7cm, 세로 7.5cm 정도라 손에 쏙 들어와요. 천연자개라 각도마다 빛이 조금씩 달라 보여요. 원터치로 열리니 가방에 넣고 다니며 써도 되는데, 저는 아까워서 아직은 진열용이에요.
거울을 담고 나니 욕심이 났어요. 책갈피도 검색해 보고, 컵받침이랑 수저받침도 찾아봤어요. 매화 문양이 마음에 들어서 책갈피도 매화로 맞췄어요. 금장책갈피- 매화나무예요. 금빛 바탕에 매화나무가 뚫려 있고 노란 매듭 끈이 달려 있어요. 두 개를 샀는데, 이유는 조금 뒤에 말할게요.


식탁에 둘 것으로는 모시컵받침-조각보를 골랐어요. 가로세로 10cm 모시에 여러 천 조각이 이어 붙어 있어요. 수공예품이라 색과 디자인이 랜덤으로 온다고 해서 오히려 뭐가 올지 궁금했어요.
마지막은 청자수저받침-원앙세트. 은은한 비취색에 원앙 모양이라 밥상 옆에 두면 괜히 밥이 더 맛있을 것 같았어요.

상자를 여는데 기분이 좋았어요
며칠 뒤 상자를 받았어요. 하나하나 에어캡으로 단단히 감겨 있었고, 거울은 케이스에 담긴 채 그 위로 에어캡이 한 번 더 둘러져 있었어요. 겉에는 파손주의 스티커가 눈에 잘 띄게 붙어 있었고요. 저 혼자 쓸 물건인데도 이렇게 곱게 와 있으니 포장 뜯는 내내 기분이 좋더라고요.
집에 와서 손거울 두 개를 서랍장 위에 나란히 세웠어요. 장생도 하나, 매화 하나. 그것만으로도 서랍장이 달라 보였어요.
책갈피 하나는 읽던 책에 끼웠어요. 나머지 하나는 머리를 틀어 올리고 비녀처럼 꽂아 봤어요. 원래 그런 용도는 아니지만, 길이가 7.5cm 정도라 짧게 묶은 머리에는 제법 어울렸어요. 노란 매듭 끈이 뒤로 살짝 늘어지는 게 예뻐서 지금도 가끔 그렇게 해요. 두 개 산 이유가 이거였어요.
컵받침은 식탁 한쪽에, 수저받침은 밥 먹을 때 꺼내 써요. 매일 쓰는 물건에 전통 무늬 하나 들어가니까 식탁 풍경이 달라지더라고요.
숨겨 둬야 할 정도예요
얼마 전 친구가 놀러 왔다가 서랍장을 쭉 보더니 그러더라고요. "너 문화재 장사하니?" 다들 웃었는데, 그다음엔 하나만 달라는 사람이 생겼어요. 그래서 요즘은 손님이 오면 몇 개는 슬쩍 치워 두고, 혼자 있을 때 다시 꺼내 진열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에요.
선물용이 아니면 이런 걸 왜 사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나를 위해 고른 물건은 매일 보잖아요. 아침에 거울 앞을 지나다 자개가 반짝이면 그날은 기분이 좀 나아요.

다음엔 사군자 무늬를 들여놓을까 해요. 장생도, 매화 옆에 하나 더 세우면 줄이 딱 맞을 것 같아서요. 자개손거울-사군자는 원터치형보다 조금 더 가벼워요.
전통 공예품 수집을 이제 막 시작해 볼까 하는 분이라면, 저처럼 손거울 하나부터 놓아 보는 것도 괜찮아요. 작아서 부담이 적고, 놓을 자리도 금방 생겨요.
실제 구매 상황을 바탕으로 개인과 기관을 익명 처리하고 일부 장면을 재구성했습니다.